본문 바로가기
스터디/짤막한 글쓰기

길바닥에 버려진 형체가 있다.

by 弟者 2022. 8. 23.

길바닥에 버려진 형체가 있다.

깃털을 똘똘 뭉친 것이 새하얀 솜털을 한군데에 뭉쳐 흙탕물에 담근 것 같았고,

버려진 것이 의지할 곳 하나 없는 짐승새끼를 닮았다.

그것은 숨통이 비틀렸다. 더이상 숨 쉴 수 없는 죽은 생명을 건들어보아도 미동조차 없다.

평화의 상징이 이것이라 정했거늘 인간은 방치하고 매도한다. 버려진 평화는 죽었다.

이미 죽어버린 것을 뭐하러 찾나, 평화를 스스로 짓밟은 개체에게 구원은 없다.

구원을 내치고 평화를 짓밟는 길의 끝에 있을 건 바닥을 알 수 없는 아득한 강인지라,

이윽고 강에 빠져들고 절망을 고향으로 정한다.

우리는 집으로 돌아간다.

'스터디 > 짤막한 글쓰기' 카테고리의 다른 글

감기  (0) 2023.11.24
천국으로 데려가주세요.  (0) 2022.10.1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