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터디/짤막한 글쓰기
천국으로 데려가주세요.
弟者
2022. 10. 12. 00:46
친애하는 천사님, 저를 낙원으로 데려가주세요.
인간이 없는 낙원으로 데려가주세요.
저를 소멸시키는 낙원으로 데려가주세요.
천국은 저를 인간으로 존재시키지 않을 터이며,
그것은 곧 나我라는 존재의 소멸입니다.
인간만이 저를 존재케하며, 동시에 고통스럽게 합니다.
탄생은 축복이라 함은 당신의 입장에서는 저주일 것이며,
저주를 받은 자는 인간이라는 한 존재로 고통을 살아갑니다.
고통은 항상 우리의 넋에 있으니 고통만이 우리를 인간답게 만듭니다.
우리는 소멸을 축복이라 일컬으며 축복의 길을 걷습니다.
우리는 모르는 사이에 항상 축복의 길을 걷고 있는 것입니다.
저주와 축복은 상반되거늘 이토록 닮았습니다.
고로 당신과 나는 닮은 것입니다.
소멸된 당신을 닮고 싶습니다.
소멸되었다는 것은
존재를 잃었다는 것은
어떤 기분입니까?